이젠 찹쌀떡을 외치는 소리가 제법 차지게 가락을 탄다. 동네에 처음 나타났을 땐 목청도 작고 구성진 맛이 없었다. 이왕 잠에서 깬 거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은근한 격려를 보낸다. 찹쌀떡이 풀어 놓은 회상의 끈은, 고픈 배를 움켜쥐고 잠들던 과거 어느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소와 눈물이 동시에 베갯잇을 적신다.
순간 날카로운 목소리가 동네를 흔든다.“야!조용히 못해?” 주민 하나가 참다 못해 소리를 지른 모양이다. 사위가 조용해지면서 쓸쓸히 돌아서는 젊은이의 얼굴이 눈에 밟힌다. 달아난 잠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실현 안 될 생각만 꼬리를 문다. 조용한 환경에서 잠들고 싶은 주민과 팔기 위해 소리쳐야 하는 찹쌀떡장수, 둘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세상은 늘 모순덩어리다.
2005.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