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환란의 유탄에 희생된 실직자들이 모여들면서 낚시터의 호황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어 요즘은 주5일제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유료낚시터 임대료가 10억이랍니다. 돈이 되거든요. 입장료 받지, 밥 팔지, 미끼까지….”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가슴은 묵지근하다.
아침에 집에서 나왔지만 갈 곳 없는 사람들이 근교 산을 배회했던 게 옛날 얘기가 아니다. 하긴, 지금도 어둠의 터널은 여전하지 않은가. 아무리 세상살이가 빛과 그림자의 교직으로 이뤄진다지만, 낚시터가 누린 호황의 그늘에 얼마나 많은 눈물이 있었으랴. 찌를 바라보며 고통을 삭혀야 하는 이들이 없어지는 날은 언제쯤일까.
20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