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간 블로그에 연재했던 터키 여행기가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애플미디어 刊)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부제는 '터키를 만나면 세상의 절반이 보인다'입니다.
모처럼 읽을만한 '길 위에서 쓰는 역사문화 에세이'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주십시오^^
연재하는 동안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드립니다.
책 소개와 ‘들어가는 글’을 전해드립니다.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 터키를 만나면 세상의 절반이 보인다. –
“우리가 몰랐던 숨은 진주들을 접할 수 있는 진정한 터키 기행문”
- 산타클로스가 태어난 땅이자 클레오파트라의 흔적이 남아 있는 터키 지중해 소개
- 유럽의 편향된 시각으로 기술된 역사서나 겉핥기식의 기행문과 차별화
*지은이: 이호준
*발행일: 2012년 6월 15일
*출판사: 애플미디어
*판형: 170*210 / 336쪽
*가격: 15,000원
어린이들의 우상 산타클로스와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가 태어난 땅은 어디 일까.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 곳은 또 어디 일까.
그곳은 고대 7대 불가사의 가운데 두 가지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과연 어디 일까?
이 모든 물음의 정답은 터키다. 터키 땅 그 중에서도 지중해 연안이다.
풍부한 감성과 서정적인 글로 많은 독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던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2’의 작가 이호준이 이번에는 터키 지중해 기행문을 펴냈다. 제목은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터키를 만나면 세상의 절반이 보인다’ (애플미디어 간: 336 P).
터키 땅은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들이 생각보다 많이 연관돼 있는 곳이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터키 영토에서 이루어진 풍부한 역사를 알게 된다면 ‘터키를 만나면 세상의 절반이 보인다’라는 이 책의 부제가 전혀 틀린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번 여행에서 클레오파트라는 물론 산타클로스나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 등 역사 인물들과 터키 땅의 인연이나 고대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였던 마오솔로스 등 터키 지중해 인근의 인물과 유적들을 샅샅이 훑어낸다.
그 과정에서 고대에 이 땅에서 발흥했던 여러 나라들은 물론, 동로마와 십자군, 셀주크 투르크와 오스만 투르크를 섭렵하고, 터키라는 나라가 어떻게 이 땅에 자리 잡게 됐는지를 자연스럽게 설명해 준다. 물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투쟁과 공존 등 그 동안 쉽게 다가설 수 없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쉬운 설명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보고 들은 대로 기록한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역사 해설을 곁들인 역사서이자, 한편의 여행 문학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번 지중해 기행 이후에도, 터키의 다른 지역을 탐방을 통해 터키 기행 시리즈물을 기획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책은 터키 기행 시리즈의 첫 번째에 불과하다. 저자는 앞으로 터키 중동부와 흑해 연안 등 우리에게 낯선 곳까지 터키 전역을 속속들이 몸으로 체험할 예정이다.
책 소개
이 책은 터키, 그 중에서도 그리스-로마-이슬람 역사의 살아 있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지중해와 이스탄불 지역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동을 생생하게 담은 기행 형식의 에세이다. 저자는 현지인들과의 교류하고 그들의 독특한 문화와 일상 생활에 대한 섬세한 고찰,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특별한 호의 등을 마치 독자들이 함께 여행하는 것 같은 생생함을 책에 고스란히 담아 내고 있다.
아마추어 사진 작가이기도 한 저자의 사진은 글과 함께 풍부한 현장감을 담아 내는 훌륭한 매개가 되어 다른 여행서와 확연한 차별화를 보여 준다.
저자는 무엇보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이라는 틀을 빌려 터키 땅에서 부침을 거듭했던 다양한 문명과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 역사의 연결 고리를 기록, 재미와 지식을 함께 전해준다.
저자 소개
이 책의 저자 이호준은 사강(思江, sagang)이란 필명으로 전국을 돌며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길 따라 바람 따라’ 등 국내외 여행기를 그의 개인 블로그 (sagang.blog.seoul.co.kr)에 연재하고 있다. 서울신문 기자, 인터넷부장, 뉴미디어 국장 겸 비상임 논설위원, 편집위원 등을 거쳐 편집국 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며, 2008년에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권, 2009년에는 2권을 냈다. 특히 1권은 문화관광부 추천교양도서, 올해의 청소년도서, 교사들의 모임인 책따세 추천 도서로 선정됐고,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글과 사진이 실렸다.
- 목차 -
제 1장. 숨겨진 세계사 내 생애 가장 긴 휴가 지상의 천국 보드롬에 도착하다 모스크에서 만난 무슬림들 보드롬성, 그리고 숨겨진 세계사 터키의 닭은 개처럼 울더라 마우솔레움, 그 허무한 욕망의 끝
|
제 4장. 황홀한 지중해 터키에는 정말 터키탕이 있을까? 라라비치, 그리고 집시 이야기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 로마의 목욕탕과 아고라를 가다 아폴론신전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추억하다 알란야의 비경과 늘어진 개 팔자
|
제 2장. 홀로 보낸 한나절 유령도시 카야쾨이에 가다 리키아 고대무덤을 들여다보다 시골마을에서 홀로 보낸 한나절 하늘을 나는 사람들을 만나다 그녀가 페티예에 눌러 사는 이유 화요장터에 그들이 있었다
|
제 5장. 이스탄불로 가는 길 이스탄불로 가는 길에 일어난 일들 성소피아 성당에서 본 종교의 공존 톱카프궁전과 비극의 여인들 이스탄불의 ‘총알택시’
|
제 3장. 산타클로스를 만나다 샤클르켄트 협곡에서 만난 위기 유람선 위의 전직 어부 부부 카쉬의 아가씨는 예뻐요 산타클로스의 진짜 고향을 가다 도둑맞은 성 니콜라스의 유해 |
|
들어가는 글
원고를 마무리하는 날, 우연히 달력에 눈이 갔습니다. ‘오늘’을 가리키는 숫자는 4월의 한 가운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확하게 반년이 흘렀습니다. 터키를 다녀온 뒤, 정리와 기록에 걸린 시간입니다. 사진을 고르고 글을 쓰는 내내 저는 잘 벼려진 햇살이 창날처럼 내리박히는 지중해를 걷고 있었습니다. 낙엽 지는 가을이 지나고 눈 내리는 겨울이 와도, 뇌리 속에 다른 풍경들이 싹을 틔우고 자랄 틈은 없었습니다.
애당초 조금 무리한 여행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터키, 그중에도 지중해 일대를 찍는 다큐멘터리 팀에 느닷없이 합류한, ‘얹혀가는’ 신세였습니다. 하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길 위의 삶을 숙명처럼 지고 가는 제게, 터키는 늘 가봐야 할 곳 목록의 다섯 번째 안에 있었습니다. 히말라야 어디쯤에서 1년 쯤 신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고, 중국 윈난(雲南)의 리장(麗江)에서 하릴 없이 배회하고 싶고, 중앙아시아의 쓸쓸한 마을을 떠돌고 싶고, 문화와 역사의 용광로라는 터키에서 지칠 때까지 걷고 싶었습니다.
그런 절실함으로 떠난 길이었지만 고단함은 숙명처럼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하루 10시간 이상의 강행군, 다큐 팀과 같은 동선에 있되 전혀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일정은 입 안의 모래처럼 서걱거렸습니다. 하지만 행복했습니다. 직접 걸어본 터키는 기대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곳, 동서 문물의 교차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역사가 공존하는 땅…. 사전에 배웠던 어떤 수식어도 현장만큼 감동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에게해의 끝이자 지중해의 시작점인 보드룸을 출발해서 페티예, 카쉬, 안탈리아, 알란야를 거친 뒤, 혼자 이스탄불을 헤매고 다닌 짧지만 긴 시간들. 발자국 하나하나를 뗄 때마다 충격적인 각성을 맛보았습니다. 마주치는 풍경은 황홀했고 사람들의 눈빛은 따뜻했습니다. ‘코리아’라는 말 한 마디에 껴안을 듯 반색하는 터키인들이 준 감동은 고스란히 가슴에 남아 온기가 되었습니다.
여행기를 쓴다니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남들 다 하는 여행, 게다가 몇 달 다녀온 것도 아닌데 웬 여행기? 그런 뜻이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러이런 것을 보고 듣고 왔다는 견문록을 쓰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제겐 어느 시골길에서 만났던 촌부의 향기가 거대한 건축물보다 더 귀한 존재였습니다. 역사를 기록한 이들에 의해 윤색된, 혹은 시간이 감춰둔 이야기를 캐내어 전하고 싶었습니다. 구르는 돌의 속살에 배인 옛사람들의 철학을 찾아내고, 고독한 걸음 어느 순간 전율처럼 머릿속을 울린 깨달음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여행 내내 지고 다녔던 책 몇 권 분량의 자료, 거친 글씨로 가득 채워진 수첩들, 수천 장의 사진…. 그들은 둔감해져가는 기억을 되살리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블로그에 연재하는 동안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았습니다. 제 글을 ‘여행담이 아닌 여행문학’이라고 평해주신 어느 시인의 말씀은 격려를 넘어 가시 달린 채찍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쌓인 이야기들을 묶어 세상에 내놓습니다. 제 손을 떠난 글은 더 이상 제 것이 아닙니다. 읽는 분들 안에서 꿈으로 또는 희망으로 거듭 태어나길 소망합니다. 저는 다시 두 번째, 세 번째 터키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길 떠날 준비를 하겠습니다.
이 호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