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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연재하던 ‘터키 그 속살로 들어가다’가 [이호준의 터키기행2]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습니다. ///*이 블로그의 자료들은 출판을 위한 것들이기 때문에 무단 전재,배포,복사를 금합니다. 개인 연락사항은 방명록에 남겨두시거나 sagang@seoul.co.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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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5 [길섶에서 21] 엄마의 마음
2007. 8. 15. 18:12 길섶에서
버스 안, 옆자리의 여자는 쉬지 않고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응, 학교 마치자마자 영어학원에 가야 되고…. 그 다음은 컴퓨터학원이라니까. 학습지 선생님은 여덟시쯤 오시기로 했어. 뭐?그전? 그 시간엔 중국어학원에 간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선생님 오시면 잘 지켜봐 줘. 첫날이니까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보고 판단해야….”

직장에 다니는 주부인 것 같았다. 자신이 못 챙기는 아이의 공부를 언니에게 부탁하는 모양이었다. 회사에서 늦을 수밖에 없는데, 마침 학습지 선생님이 바뀌는 날이라 누가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화는 계속 이어졌다. 학습지 회사에, 언니에게, 아이에게…. 그녀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게 아니어서, 시끄럽다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직장은 그만둘 수 없고, 아이의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고. 때문에 학원순례에 학습지까지 시키는 것일 게다. 아이들이란 자칫하면 게임에 빠져 숙제도 놓치기 일쑤니까. 하지만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다.“댁의 아이는 언제 하늘을 보며 상상의 날개를 펴고, 언제 친구들과 손잡고 노래라도 불러보나요? 댁의 아이는….”
2005.4,9

posted by sa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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