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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연재하던 ‘터키 그 속살로 들어가다’가 [이호준의 터키기행2]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습니다. ///*이 블로그의 자료들은 출판을 위한 것들이기 때문에 무단 전재,배포,복사를 금합니다. 개인 연락사항은 방명록에 남겨두시거나 sagang@seoul.co.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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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꽃잎 희망'에 해당되는 글 1

  1. 2007.08.08 [길섶에서 20] 봄봄
2007. 8. 8. 18:53 길섶에서
대지의 즙을 흠뻑 빨아들인 은행나무 가지들은 몽글몽글한 잎을 금방이라도 터트릴 듯 부풀어 있다. 성급한 몇몇 나무들은 손톱만한 잎새를 내밀었고, 빌딩 앞 화단의 산수유도 노란 꽃잎을 토해냈다. 날카로운 바늘 끝을 감춘 바람은 솜사탕처럼 부드럽다. 모두가 봄이라고 소리치고 싶어 안달이라도 난 듯하다.

좀 멀리 나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 화창한 날씨에 반해 걸어보기로 한다. 이 계절에는 모든 것이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한결 밝아졌고 발걸음들도 가볍다. 등이 휠 것 같은 짐들을 벗어버리고 훨훨 날기라도 할 것 같은 기분이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결혼해서 섬에 사는 조카의 전화가 온다.“요즘은 어떠냐?” “좋아요. 지금 봄맞이 산책 중이에요. 운동도 할 겸…. 마음 붙이고 열심히 살기로 했어요.” 낯선 삶터에 적응하지 못해 힘겨워하던 아이다. 마음을 바꿨다는 목소리에도 봄의 생기가 듬뿍 묻어있다. 그래, 봄은 가슴에 새로운 희망을 담는 계절이지. 잘 생각했다. 어디서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니….
20056.4..6

posted by sa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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