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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연재하던 ‘터키 그 속살로 들어가다’가 [이호준의 터키기행2]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습니다. ///*이 블로그의 자료들은 출판을 위한 것들이기 때문에 무단 전재,배포,복사를 금합니다. 개인 연락사항은 방명록에 남겨두시거나 sagang@seoul.co.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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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6 [길섶에서 25] 머위, 그 뒷얘기2
2007. 9. 26. 17:57 길섶에서
봄이면 자주 쓰는 말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빠지지 않는다.‘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정도의 뜻이겠지만 사연은 제각각 다를 것이다. 돈이 없어서…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한심해서…. 하기야 바람이 따뜻해지고 꽃이 핀다고 얼었던 마음이 금방 풀리기야 할까. 하지만 살다 보면 세상이 그리 팍팍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우연히 확인하기도 한다.

얼마 전 이 코너에 ‘머위’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 걸 읽은 선배 한 분이 전화를 했다.“시골 어머님이 머위를 보내오셨는데 나눠 먹자.” 통화는 간단했지만 감동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먼 곳에서 온 머위를 보면서, 그 머위가 먹고 싶다던 후배를 떠올렸을 선배의 마음….

다음날에는 낯선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연세가 지긋한 독자였다. 이름 석자만 들어도 고개가 끄떡거려지는, 알려진 분이기도 했다. 내용은 집에 무공해 머위가 한창이니 나눠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우리 맛의 정취를 못 잊는 사람끼리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받기만 하는 게 염치없지만, 올봄엔 내가 가장 부자다.
2005.4.26

posted by sa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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